|
사피엔스
저자 : 유발 하라리 역자 : 조 현 욱 출판사: 김 영 사 출판년: 2015
서평: 김준식 교수(소아청소년학교실) |
‘호모 데우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중세 전쟁사를 전공하고 현재 히브리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다. 가족 중 한 명이 히브리대학에서 공부하고 옥스퍼드로 가면서 히브리대학과 옥스퍼드대학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경험으로 유발 하라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끌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의 저서 중 ‘호모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극한 경험’의 책들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고 그 반응은 뜨거웠다. ‘호모 사피엔스’ 에서는 사피엔스는 여럿이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종으로 인간의 모든 대규모 협력은 결국 상상의 질서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들은 의미의 그물망을 짜고 그것을 진심으로 믿었고, 사피엔스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그들만이 상호주관적 의미망을 엮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념이라는 허구들이 유전암호와 전자암호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상호주관적 실제가 객관적 실재를 삼키고, 21세기에 허구는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인간의 역사는 ’인지혁명‘,’농업혁명‘,’과학혁명‘의 세 가지 혁명의 틀로 바라보면서, 사람들의 상상 속에 함께 존재한 일종의 허구인 법, 돈, 신, 국가 등을 믿는 능력 덕분에 인간은 대규모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고, 이것이 모든 종을 뛰어넘는 사피엔스의 성공 비결이라고 주장하였다. ‘호모 데우스’에서는, 과거 인간의 최대 적은 기아와 역병, 전쟁이었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인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면서 호모 사피엔스’가 미래에는 ‘호모 데우스’로 바뀌리라고 주장한다. 1부에서는 호모 데우스는 초인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통해 미래에 전개될 초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예측하는 데 가장 좋은 모델이 된다. 초인적인 지능을 지닌 사이보그가 살과 피를 지닌 보통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알고 싶다면 인간이 자기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된다고 말한다. 영혼은 없으며, 동물에서도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인간과 다른 바 없다고 주장하고 인간의 행복은 생물학적 수준에서 결정되며,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이 아니라 우리의 생화학적 조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수천 년 동안 그리스도교 성직자, 유대교 율법학자, 이슬람 종법 해석가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기아, 역병, 전쟁을 극복할 수 없다고 설파하지만, 은행가, 투자가, 기업가들이 등장해 200년 만에 정확히 그것을 해내었고, 인본주의가 그들을 대체하였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장대한 우주적 계획이 인간의 삶에 의미 부여하였지만, 인간 경험이 우주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지식이 성경 x 논리이었다면, 과학혁명에서는 지식이 경험적 데이터 x 수학이었고 과학혁명에서는 가치와 의미에 관한 질문을 다룰 수 없다는 결점이 있었다. 하지만 인본주의에서 지식은 경험 x 감수성으로 인본주의의 최종 목표는 광범위한 지적, 정서적, 육체적 경험을 통해 지식을 온전히 발현시키는 것이다. 21세기 과학은 개인의 선택 안에 영혼, 자유의지, '자아'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아내었고 오직 유전자, 호르몬 뉴런뿐이라고 주장하고, '자유'라는 신성한 단어도 알고 보니 '영혼'과 마찬가지로 의미를 밝히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알맹이 없는 용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학이 잘 작동하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종교의 도움이 항상 필요하고 대규모 사회질서를 유지하기는 종교적 지지 없이 불가능하며, 종교의 목표는 사회구조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고, 과학의 목표는 연구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전쟁을 하고 식량을 획득하는 것이다. 집단적인 제도로서 과학과 종교는 진리보다 질서와 힘을 우선시함으로 둘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짝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신흥종교로 기술인본주의와 데이터 종교(데이터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리라고 예언하고 있다. 인본주의자는 신은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데이터교는 신은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인간 상상력은 생화학적 알고리즘의 산물로 충분한 데이터와 컴퓨터 성능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알 수 있는 알고리즘을 창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만물인터넷이 실제로 운용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엔지니어에서 칩으로, 그런 다음에는 데이터로 전락할 것이고, 결국 세차게 흐르는 강물에 빠진 흙덩이처럼 데이터 급류에 휩쓸려 흩어질 것이기에 이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호모 데우스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마지막 저서인 ‘극한 경험’에서, 인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전쟁과 같은 경험이 아니라. 성경이나 인간들이 간직하고 있는 스토리임을 학자적 양심으로 고백하는 것을 보게 되면서, 과연 호모사피엔스를 움직이는 것이 호르몬과 뉴런에 의해 얻어지는 즐거운 감각 및 경험으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할 것인가 하는 깊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
'동산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9호] 책은 도끼다 (0) | 2018.03.31 |
---|---|
[28호] 라틴어 수업 (0) | 2018.01.02 |
[26호] 열녀문의 비밀 (0) | 2017.06.30 |
[25호] 리더의 조건 (0) | 2017.03.31 |
[24호] 향기의 미술관 (0) | 2016.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