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호] 대학/중용

동산서평 2018.10.01 17:00 Posted by 의학도서관



      저 자 : 주 희

 

서평 : 강구정 교수 (외과학교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사서라 함은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을 말한다. 사서에는 BC 400-500년경 공자, 맹자 와 그 제자 및 학자들에 의해 기록된 인간 윤리 도덕에 관한 기본적인 수준과 때론 높은 수준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유교이념의 근간이 되는 이 책은 송나라 때 주자학 조선의 성리학으로 발전되어 우리나라 유교문화의 기본 틀이 되었다. 유교는 하나의 종교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어왔지만 근년에는 유교를 종교로 분류하는 학자들은 드물다. 하나의 사상이나 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로부터 사서 중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대학이며 가장 마지막에 배우는 것이 중용이다. 그 말은 대학이 가장 기본이며 좀 쉽고, 중용은 그 분량이 얼마 되지 않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사상이 농밀하여 이해하고 체득하기가 쉽지 않다.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과 나눈 문답형식으로 인간의 본질과 품성, 사람간의 관계 혹은 도리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맹자는 가장 어려운 한자와 문장으로 서술되어 한두 번 읽어서 이해하기에 어려운 구절이 많다. 요순임금이 백성들을 지극히 사랑하면서 정치를 한 표본으로 선한 정치가 어떤 것인가를 가르치는 구절이 많이 담겨 있다.

 

정치인들이 제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정계로 나가 큰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제가를 잘 했더라도 정치를 하려면 맹자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대학은 젊은 시절 그 해설을 곁들인 대학과 중용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 동서 문화사에서 출판된 문고판 책을 읽어 그 핵심 구절을 오랫동안 되뇌어 왔었다. 대학장구 서라고 하여 근간이 되는 이념은 <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新民 在止於至善> 즉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고 백성들을 교육하고 교화시키는 데 있으며 그리하여 마침내 지극한 선이 이르는데 있다.

그 실천 방안으로 8조목, 誠意正心格物致知 修身齊家治國平天下(성의정심격물치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라고 했다. 성의 정심, 즉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바르게 한 학문을 하고 그런 다음 자기의 몸을 닦고 나서야 가정을 다스릴 수 있으며 가정을 잘 다스리고 나서야 나라와 그 이상을 다스릴 수 있으며 그렇게 하길 권한다.

 

평천하를 위해서는 기본 되는 정성을 다하고 뜻을 다한 다음 마음가다듬음이다. 그 책의 2부에 실린 중용은 읽기를 시작하다가 어려워서 그만 두었었다. 그걸 근년에 향교 서당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중용은 오징어를 씹고 또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나듯이 읽고 또 읽고 또 묵상해야 그 깊은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

 

여러 구절 가운데 내게 다가온 가장 깊이 있게 다가온 구절은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막현호은이요 막현호미니 고로 군자는 신기독야라)이다. 이걸 해석하면 가장 은미한 것보다 더 잘 드러남이 없으니 군자는 혼자 있을 때 삼가야 한다.대학초년 때 교양과목 교수 한분이 살아가면서 사람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 한마디를 들라고 한다면 愼獨이라는 단어라고 언급하였다. 그 가치는 이 문장에서 따 온 것이다.

 

이것은 기독교에서 코람데오(Coram deo) 하나님 앞에서라는 구절과 통한다. 늘 하나님이 앞에서 나의 생각과 나의 말과 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린 어떻게 행할 것인가? 인간은 완전하지 못하여 언제라도 넘어질 수 있다. 생각과 말이, 아는 것과 행함이 늘 일치 하지는 않는다. 넘어지기 쉬운 것이 인간이다. 신독이란 단어에는 우리가 어떻게 행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지난 5, 췌장암 심포지엄 참석차 상해에 간적이 있다. 심포지엄 내용도 좋았으며 심포지엄을 마친 후 그들의 만찬은 중국인들의 대접 문화가 어떤 것이지 볼 수 있었다. 돌아와서 감사의 메일을 쓰면서 조금 공부한 막현호은-’이하 구절을 적어 보냈다. 중국 전통에서 지고한 가치를 발견했다는 뜻을 담았다. 상해의 의과대학 교수의 답장 메일 가운데 그 제스처는 보진 못했지만 문장 가운데서 읽을 수가 있었다.

 

손뼉을 치며 어떻게 이런 구절을 다 아느냐? 시진핑 주석이 가슴에 품고 있는 구절인데...’ 라며 당나라 장구령의 <望月懷遠>(망월회원)달을 보며 멀리 있는 사람을 그리워하다라는 시한 수를 보내왔다.

 

海上生明月 天涯共此時

바다 위에 떠오른 밝은 달  이 시간 하늘 끝까지 두루 비추리

情人怨遙夜 竟夕起相思

그리운 그대 긴 밤 원망하며 잠 못 들고 일어나 내 생각할 테지

滅燭憐光滿 披衣覺露滋

촛불 끄니 방안 가득 비친 달빛 안타깝고 걸친 옷 이슬에 촉촉이 젖는데

不堪盈手贈 還寢夢佳期

한 손 가득 떠 보낼 수도 없으니  다시 잠자리에 들어 꿈속에서 만남을 기약하네

 

이 시의 내용처럼 당신을 기억하겠노라는 부연설명이 있었다. 고전 한 구절로 중국친구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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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풍수화 :한중일(韓中日)의 민족원형

동산서평 2018.07.02 09:31 Posted by 의학도서관


 

   풍수화: 한중일의 민족원형

 


   저자 : 김 용 운

   출판사: 맥스비디어

   출판년: 2014



 

   서평: 김대현 교수(가정의학교실)

 

  한중일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동북아 3국이다.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와 인접하여 역사적으로 다양한 인연과 악연을 나눈 가깝고도 먼 나라. 이 두 나라는 不可遠不可近으로(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미래를 함께 살아가야할 우리의 이웃이며, 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왜곡, 중국의 동북공정과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수학자, 철학자, 한일 비교역사의 대가이자 문화비평가인 김용운은 한중일 3국의 민족원형을 풍수화(風水火, 바람, 물, 불)로 명쾌하게 설명한다. 자연환경, 민족사 초기의 역사적 경험, 지정학적 차이가 민족마다 서로 다른 성격 또는 집단무의식이라 할 수 있는 원형을 만들어내고, 그 원형에 따라 유사한 역사적 상황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원형사관이다.

 

  저자는 독보적인 한일 역사에 대한 이해로 한국과 일본의 차이부터 통찰한다. 일본과 한국의 풍토 차이는, 일본이 인간의 힘으론 어쩔 도리가 없는 자연재해를 주로 겪으면서 순응적 태도, 질서, 침착성을 형성해온 반면, 주로 외부의 침략을 포함한 인재(人災)를 겪어온 한민족에겐 그 재난을 방비해내지 못한 위정자에 대한 원망의 원형이 생겨났다. 실제적 3국 통일을 완결하는 백강전투(663년)가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백강전투 이후 통일신라는 사대 노선을, 일본은 당나라 영향권을 벗어나 군사확대노선을 걸으며 한일간 원형의 차이가 생겨났다. 중국은 한반도에 직접 침략하기보다는 달래고 압박하고 분할하여 견제하는 이이제이 전략으로 전환했다. 백제(전라)지역의 뿌리 깊은 저항정신의 기원도 백강전투이며, 백강전투에서 최대이익을 얻었던 중국은 과거 여러 차례 한반도 침략에 실패한 역사적 경험이 더해져 한반도 북위 38~39도선을, 순망치한이란 표현처럼 자신의 영향력을 지키는 소중한 입술로 생각하게 된다. 현재 북핵문제해결과정에서도 북한을 통해 미국세력을 견제하고자하는 중국의 의도(원형)를 볼 수 있다. 이 3국의 기본구도에 19세기 이후 미국과 러시아까지 개입하면서 남북 분단으로 현재의 한반도 지정학이 형성된 것이다.

 

  한국의 원형은 풍(風). 자연스러운 문화적 품격인 신바람, 풍류, 멋, 문화이고, 이를 담아내는 것이 문화민족, 선비정신이다. 한민족은 내부적으로도 다른 나라에 비해 강한 권력이 불필요한 화평한 공동체였다. 중국은 물(水). 강력한 흡인력으로, 다양한 이질적 요소를 자신의 것으로 융합해내는 중화사상으로 만리장성 안으로 들어온 것은 다 빨아들이는 바다와 같다. 과거 중국은 통일하면 요동으로 진출하는 패턴을 반복했는데, 수와 당의 한반도 침략이 연이어 실패한 이후에는 침략보다는 대륙의 통일을 유지하면서 주변국에 대해 이이제이의 분할통치전략으로 전환했다. 일본은 화(火). 화산열도에서 천재지변에 대처하고 단결하면서 개인적 겸손과 억제, 집단적 단결이 형성되었다. 문제는 비굴할 만큼 겸손한(和) 개인이, 뭉치면 오만하게 돌변하고 도발(火)한다는 것이다. 백강전투에서 비롯된 신라에 대한 보복심이 변형되어, 주변국 침략과 정복을 정당화하는 소위 팔굉일우 정신으로 발전하게 된다.  섬에서 탈출하고픈 대륙 콤플렉스 때문에 한반도를 침략하게 되었다.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이러한 3국의 원형은 앞으로의 국제관계나 여론에서도 계속 나타날 것이다. 풍수화(風水火)는 남북통일의 방법론으로 비핵화 실현을 위해 주변국과 북한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는 영세중립(永世中立)론을 주장한다. 신라 통일이후 오늘까지 사대의 역사가 이어져 자주적 중립노선을 걷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나, 북한 핵문제와 통일을 해결해야 할 상황에서 영세중립론은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한다. 중국과 일본을 이해하기위해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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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책은 도끼다

동산서평 2018.03.31 00:00 Posted by 의학도서관




   책은 도끼다

 


   저자 : 박 웅 현

   출판사: 북하우스

   출판년: 2011



 

   서평: 박준철 교수(산부인과학교실)



  인문학적인 감수성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사람을 향합니다] [혁신을 혁신하다] 등의 광고로 유명한 카피라이터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입니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는 카프카의 글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경기 창조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과 강독회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으나, 책을 소개하는 책의 특성상 저자의 견해가 다소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다독보다는 탐독을 좋아한다는 저자는 창의력과 감수성을 일깨워준 책들을 통해, 늘 거기에 있었지만 미처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시선을 주어 하루하루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행복이며, 행복은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책은 8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40여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1강 시작은 울림이다]에서 판화가 이철수와 이오덕의 글을 통하여 세상을 보는 다른 시선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가난한 머루송이’란 판화에서 “그것 달았어?” “최선이었어요..” “그랬구나.. 몰랐어 미안해” 하는 글은 무심히 넘기는 사물에도 인문학적인 말 걸기를 하고 있으며, 그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집요한 관찰과 예민함으로 기존의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창의적 시선은 [제2강 김훈의 힘]에서 김훈의 아름다운 여러 문장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들여다 보기]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사랑할 때 어떤 행동을 왜 하는 지, 왜 지쳐가는 지 등에 대해 낱낱이 분해해서 보여줍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며, 행복은 선택이라고 강조합니다.

  [제4강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는 요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고은시인이 소개되어 있고,

  [제5강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에서는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때로는 오직 그 순간에만 온 마음을 기울일 줄 알아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제6강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니체의 사상과 키치의 세계를 밀란 쿤데라의 글 속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7강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리나]에서는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를 골목골목 세밀하게 표시된 지도처럼 보여주는 톨스토이의 글이 인생의 길을 잃지 않는 등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마지막 [제8강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에서는 여백의 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시야를 열고, 마음을 열라고 합니다. 비가 오는 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면서 짜증을 낼 것이냐, 비를 맞고 싱그럽게 올라오는 은행나무 잎을 보면서 삶의 환희를 느낄 것이냐 입니다. 행복은 선택이라는 저자의 말이 울림으로 남습니다. 더 행복해지고 더 풍요로워지는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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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 라틴어 수업

동산서평 2018.01.02 17:00 Posted by 의학도서관



   라틴어 수업

 


   저자 : 한 동 일

   출판사: 흐름출판

   출판년: 2017



 

   서평: 김재범 교수(흉부외과학교실)



  저자인 한동일 신부 겸 교수는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2000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2001년 로마로 유학을 떠나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뒤 동양인 최초로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Rota Romana)의 변호사가 됐다. 로타 로마나 700년 역사상 930번째로 선발된 변호사이다.


  라틴어수업은 한동일 신부가 우리나라에 돌아와서 2010년 2학기부터 2016년 1학기까지 서강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던 ‘초급, 중급 라틴어’ 수업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총 28개의 라틴어 문장을 소주제로 잡아 설명하면서 라틴어와 관련된 어학, 역사, 사회문화, 철학, 신학, 법, 교육, 풍습 등 가히 종합적인 인문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 제가 느낀 대표적인 문장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Non scholae sed vitae discimus.

우리는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을 위해서 배운다.

배웠으면 남을 위해 쓸줄 알아야 한다는 뜻.


2. Do ut Des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


3. Tempus est optimus iudex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

내가 뿌린 씨앗이 결과물로 나에게 돌아온다는 뜻.


4. Si vales bene est, ego valeo

당신이 잘 계신다면 잘되었네요,

나는 잘 지냅니다. 당신이 잘 있는 것이 바로 나와 또 우리가 잘 있는 것이라는 뜻. 


5. Carpe Diem

오늘 하루를 즐겨라.

당신은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고 미래를 꿈꾸면서 오늘을 소모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야 내일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뜻. 


6. Hoc quoque transibit!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무리 기쁘고 슬프고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영원하지 않고 지나간니 어무 억매이지 말라는 뜻.


  내가 이 책을 잡았던 이유는 라틴어에 대한 무의식적인 흥미 때문이었다. 의과대학에 들어와 의학영어라는 생소한 문자를 대하면서 외우기신공을 발휘할 수 밖에 없을때 의학영어의 뿌리가 라틴어라는 사실을 알고 단순하게 외우는 것 보다는 라틴어라는 언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라틴어수업이라는 책이 있고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책을 보면 라틴어를 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구입하였는데......라틴어를 이용한 인문학 서적이라는 것을 알고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글을 읽어 갈수록 주옥같은 글이 한 문장으로 정의되어 칼처럼 날아와 내 가슴에 박히는 것을 느끼면서 끝까지 책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서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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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사피엔스

동산서평 2017.09.29 17:25 Posted by 의학도서관

 



   사피엔스

 

    저자 : 유발 하라리

   역자 : 조 현 욱

   출판사: 김 영 사

   출판년: 2015

 

   서평: 김준식 교수(소아청소년학교실)


   ‘호모 데우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옥스퍼드대학에서 중세 전쟁사를 전공하고 현재 히브리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고 있다. 가족 중 한 명이 히브리대학에서 공부하고 옥스퍼드로 가면서 히브리대학과 옥스퍼드대학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경험으로 유발 하라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끌게 되었다. 유발 하라리의 저서 중 ‘호모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극한 경험’의 책들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고 그 반응은 뜨거웠다.


   ‘호모 사피엔스’ 에서는 사피엔스는 여럿이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종으로 인간의 모든 대규모 협력은 결국 상상의 질서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기반으로 한다. 사람들은 의미의 그물망을 짜고 그것을 진심으로 믿었고, 사피엔스가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그들만이 상호주관적 의미망을 엮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념이라는 허구들이 유전암호와 전자암호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상호주관적 실제가 객관적 실재를 삼키고, 21세기에 허구는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인간의 역사는 ’인지혁명‘,’농업혁명‘,’과학혁명‘의 세 가지 혁명의 틀로 바라보면서, 사람들의 상상 속에 함께 존재한 일종의 허구인 법, 돈, 신, 국가 등을 믿는 능력 덕분에 인간은 대규모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고, 이것이 모든 종을 뛰어넘는 사피엔스의 성공 비결이라고 주장하였다.


  ‘호모 데우스’에서는, 과거 인간의 최대 적은 기아와 역병, 전쟁이었다. 전례 없는 수준의 번영, 건강, 평화를 얻은 인류의 다음 목표인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면서 호모 사피엔스’가 미래에는 ‘호모 데우스’로 바뀌리라고 주장한다.


  1부에서는 호모 데우스는 초인간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통해 미래에 전개될 초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예측하는 데 가장 좋은 모델이 된다. 초인적인 지능을 지닌 사이보그가 살과 피를 지닌 보통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알고 싶다면 인간이 자기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 된다고 말한다. 영혼은 없으며, 동물에서도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인간과 다른 바 없다고 주장하고 인간의 행복은 생물학적 수준에서 결정되며,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상황이 아니라 우리의 생화학적 조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수천 년 동안 그리스도교 성직자, 유대교 율법학자, 이슬람 종법 해석가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기아, 역병, 전쟁을 극복할 수 없다고 설파하지만, 은행가, 투자가, 기업가들이 등장해 200년 만에 정확히 그것을 해내었고, 인본주의가 그들을 대체하였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장대한 우주적 계획이 인간의 삶에 의미 부여하였지만, 인간 경험이 우주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주장한다.


  중세 유럽에서는 지식이 성경 x 논리이었다면, 과학혁명에서는 지식이 경험적 데이터 x 수학이었고 과학혁명에서는 가치와 의미에 관한 질문을 다룰 수 없다는 결점이 있었다. 하지만 인본주의에서 지식은 경험 x 감수성으로 인본주의의 최종 목표는 광범위한 지적, 정서적, 육체적 경험을 통해 지식을 온전히 발현시키는 것이다. 


  21세기 과학은 개인의 선택 안에 영혼, 자유의지, '자아'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아내었고 오직 유전자, 호르몬 뉴런뿐이라고 주장하고, '자유'라는 신성한 단어도 알고 보니 '영혼'과 마찬가지로 의미를 밝히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알맹이 없는 용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학이 잘 작동하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종교의 도움이 항상 필요하고 대규모 사회질서를 유지하기는 종교적 지지 없이 불가능하며, 종교의 목표는 사회구조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고, 과학의 목표는 연구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고 전쟁을 하고 식량을 획득하는 것이다.


  집단적인 제도로서 과학과 종교는 진리보다 질서와 힘을 우선시함으로 둘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짝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신흥종교로 기술인본주의와 데이터 종교(데이터교)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리라고 예언하고 있다. 인본주의자는 신은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데이터교는 신은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인간 상상력은 생화학적 알고리즘의 산물로 충분한 데이터와 컴퓨터 성능이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알 수 있는 알고리즘을 창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만물인터넷이 실제로 운용되기 시작하면, 우리는 엔지니어에서 칩으로, 그런 다음에는 데이터로 전락할 것이고, 결국 세차게 흐르는 강물에 빠진 흙덩이처럼 데이터 급류에 휩쓸려 흩어질 것이기에 이에 대한 진지한 질문이 필요하다고 호모 데우스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는 마지막 저서인 ‘극한 경험’에서, 인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전쟁과 같은 경험이 아니라. 성경이나 인간들이 간직하고 있는 스토리임을 학자적 양심으로 고백하는 것을 보게 되면서, 과연 호모사피엔스를 움직이는 것이 호르몬과 뉴런에 의해 얻어지는 즐거운 감각 및 경험으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할 것인가 하는 깊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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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열녀문의 비밀

동산서평 2017.06.30 16:50 Posted by 의학도서관

 


   열녀문의 비밀

 

 

   저자 : 김 탁 환

   출판사: 민 음 사

   출판년: 2015

 

   서평: 금동윤 교수(흉부외과학교실)


  때는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던 정조 초기, 야소교도(예수교도)들을 쫓고 있던 의금부 도사 이명방에게 특별 임무가 내려진다. 규장각 검서관으로 있던 이덕무가 적성현 현감으로 부임하는 곳에 따라가 열녀문 상신을 받은 김아영의 삶과 그 행적을 조사하는 것. 주인공 이명방은 그의 친구 花狂 김진과 함께 열녀 김아영을 조사하면서 그녀가 백탑파 못지않게 새로운 문물과 정신에 마음을 열었던 신지식인이었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실제로 그 지식을 백탑파와는 달리 이를 실제 실험하고 전파했던 놀라운 여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농기구를 개량하고 정전법을 시험했으며, 집안의 노비들을 교육하고, 자유를 상으로 내걸어 생산을 독려했고, 또한 객주를 오가며 상업을 직접 배우기도 서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토록 치열한 삶을 살아간 김아영의 갑작스런 자살에 의문을 갖게 되고, 주위 사람들을 조사하면 할수록 자살에 대한 의문이 점차 깊어져간다. 즉 자살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고 주위 사람들이 서로 그 자살 목격을 미루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조사가 진행될수록 조사를 방해하려는 사건과 새로운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게 되고, 이 모든 것이 김아영의 행적조사와 연관됨을 알게 된다.

 

  주인공 이명방, 김진이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사이사이에, 그 시절 만연했던 고질적인 향청-질청간의 갈등, 서화 매매를 둘러싼 관-상인 갈등, 양반-서출 문제 등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지금 이 시대의 지역분권 문제, 정경유착, 정규직-비정규직 문제 등을 고려하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그 재미가 더욱 커질 것이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우리는 어린 시절 읽었던 ‘명탐정 셜록홈즈’의 주인공 홈즈와 친구 왓슨을 떠올리게 된다. 홈즈와 같은 명석한 두뇌를 가진 김진과 그 사람의 냉철한 추리를 도와주고 글로 표현하는 의금부 도사 이명방. 또한 글을 읽는 독자는 어느 듯 주인공 이명방이 되어, 문제를 냉철하게 해결해 가는 화광 김신을 가까이 자세히 지켜보는 위치에 있게 된다.

 

  한국고전문학을 전공한 소설가 김탁환은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소설 및 평설, 에세이 등을 출간해 왔으며 요즘은 프리랜서로 전국으로 돌며 많은 강연을 하고 있다. 소설가로서 그는 우리나라 역사추리소설에서 이인화를 잇는 대표적 소설가로 자리하고 있다. 민음사와 계약이후 ‘조선왕조실록’이란 주제 하에 약 60권정도의 책을 출간 예정이며, 이중 백탑파 시리즈 8권(방각본 살인사건, 열녀문의 비밀, 열하광인, 목격자들 각 2권)을 출간하였다. 작가가 ‘조선왕조실록’을 서제로 삼은 이유는 이것을 통해 정밀하면서도 풍부하게 하루하루를 기록한 조상들의 정신을 본받기 위함이며, 이 기록이 궁중사건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두를 포함하고, 정사와 야사, 침묵과 웅변, 파괴와 생성의 세계를 넘나들며 인생과 국가를 탐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작가는 역사소설이란 사실의 엄정함을 主로 삼고 상상의 기발함을 從으로 삼되, 시대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국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두루 검토한 후 그에 어울리는 예술적 기법을 새롭게 선보이는 과정이라 표현한다.

 

  백탑파 시리즈 ‘방각본 살인사건’(2003년) 이후 2년 만에 출간한 이 책은 이러한 작가의 철학이 충실히 담긴 소설로, 조선후기 시대상과 풍속 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내용을 염두에 두고 잠시 시간을 내어 소설가 김탁환의 백탑파시리즈와 함께 조선의 르네상스 시기를 음미해 본다면 이 또한 좋은 휴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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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 리더의 조건

동산서평 2017.03.31 23:30 Posted by 의학도서관


   리더의 조건

   (원제: The 21 indispensable qualities of a leader)

 

   저자 : 존 맥스웰

   역자 : 전형철

   출판사: 비지니스북스

   출판년: 2016

 

   서평: 김진희교수(방사선종양학교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사실과 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기관내부 갈등이라는 일련의 현실을 접하면서 진정한 리더의 조건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리더십 컨설팅그룹을 설립하여 40년 넘게 강연활동을 하며 리더십에 대한 다수의 책을 낸 베스트셀러 저자이며 leadershipgrus.net에서 세계 최고의 리더십 지도자로 뽑힌 존 맥스웰이 이 책의 저자 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리더십에 해박한 이론가와 실제 현장에서 리더로 성공한 사람간의 차이는 “개인의 성품과 자질”에 있다고 합니다. 리더십은 매일매일 오랜 기간 커가는 것이지 하루아침에 달성 되는 것은 아니며 리더십에 있어서 모든 것은 유동적이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리더십은 내면으로부터 성장한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왜 어떤 리더는 사람들이 꺼리고, 어떤 리더는 열성을 다해 세상 끝까지라도 따르려는 것일까?


  저자는 내면에서부터 리더의 자질을 키우다 보면 그것은 바깥으로 표출되기 마련이고 결국 사람들은 그러한 사람을 따르고 싶어 할 것이며 그러한 리더는 세상 어떤 것과도 맞설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따르고 싶어하는 최고의 리더들의 특성을 살펴보고 리더들과 면담을 하고 조사하여 위대한 리더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던 21 가지의 자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품, 카리스마, 헌신, 소통, 능력, 용기, 통찰력, 집중력, 관대함, 결단력, 경청, 열정, 긍정적인 태도, 문제해결능력, 관계, 책임감, 안정감, 자기단련, 섬기는 마음, 배우려는 자세, 비전, 이 21가지의 자질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그 자질을 갖추었던 리더의 예를 설명하고 자가진단법과 리더의 실천방법을 번호를 매겨가면서 제시하여 우리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품의 장에서는, 성품 만들기 면에 성품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정직, 성실의 성품이 행동으로 나타나므로 지도자의 성품은 그의 행동과 분리될 수 없으며, 재능은 선물이지만 성품은 선택이라고 강조합니다. 진정한 리더의 성품은 언제나 타인을 염두에 두므로 대인관계에 변함없는 성공을 가져다 주며 자신의 성품이 갖고 있는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합니다. 자가진단법으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항상 스스로 물어보라고 권하며 리더의 실천법으로 삶의 주된 영역에서 균열을 찾아 문제의 패턴을 알고 자신의 성품의 문제를 진단하여 당당하게 받아 들여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다시 세우라고 안내합니다.


  리더의 특성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저자는 이 책을 곁에 두고 생활하면서 한 장을 읽고 깊이 생각하고 다시 보고 또 생각하면서 활용하기를 권합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21가지 리더의 조건의 대부분은 일반 교양서적을 통해서도 아는 내용들이지만 각 특성의 의미를 명료하게 정의하고 실제 인물들의 삶 속에서 그 특성을 연결하여 이해가 쉽도록 설명했으며 독자들이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리더의 자질을 성찰하고 키워서 진정한 리더가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책이어서 이 시대의 리더가 되실 분들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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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향기의 미술관

동산서평 2016.12.31 17:30 Posted by 의학도서관

   향기의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MOMA)의 도슨트가 들려주는 명화의

   뒷이야기 그리고 그 명화들의 향기

 

   저자 : 노 인 호

   출판사: 라고디자인

   출판년: 2016

 

   서평: 남기영교수(치과학교실)


  향수 모으기가 취미인 저에게 있어 특정 향으로 날마다 기분을 전환하는 일이 삶의 작은 즐거움이 된지 오래되었다. 오감(五感) 중 향은 가장 개인적인 감각이라 생각되며 사람들은 향으로 각자 지난 아름다운 추억이나 느낌, 또는 사물을 연상하기도 하며 가끔씩 기호 향으로 색다른 나르시시즘(?)을 맛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향수 매거진을 만들던 사람이 그림과 향수를 연관시켜 쓴 그림 이야기책이다. 작가는 조향 사업을 접고 힘든 시기에 뉴욕 현대미술관내 모네의 ‘수련’ 앞에서 그림에서 향기를 느끼는 미증유한 경험을 하게 된다. 향기를 맡는 것과 그림을 보는 것 연관이 될까 싶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공감이 된다. 이 책은 본 책 1권 그리고 5종류의 미니향수 및 시향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람마다 그 사람이 가진 향기나 체취가 다르듯이 화가들의 작품에는 파란만장한 인생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세계관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그 작품에서 나오는 향기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의 그윽한 밤의 향기를 맡을 때는 고흐의 광기와 고독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관능적인 머스크 향기를 맡을 때는 소녀의 살 내음이 연상되고 숲 속에서 상큼한 과일향을 맡으며 앙리 루소의 ‘꿈’을 감상할 수 있다. 혼합향이라 첫 향과 끝에 남아 있는 향의 느낌도 작품의 색채처럼 다양하며 르누아르의 ‘물랭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서의 환희의 향기는 어떨까 하는 사전 궁금함도 이 책을 읽는 묘미 중 하나이다. “향기의 미술관” 에는 향기로운 그림 다섯 점 외에도 화가 스물두 명의 작품 마흔 점이 더 실려 있다. 저자의 인생경로가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통하여 ‘자존’, ‘고독’, ‘혁신’, ‘본질’, ‘일상’이라는 인생을 아우르는 일종의 keyword들로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향기가 없는 이야기라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누군가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화두가 될 수 있다.

 

 나머지 마흔 점의 그림에서도 어느 날 문득 향이 날지도 또는 느껴질지도 모른다. 저자에게 ‘수련’ 그림이 그랬듯이, 그림에서 주는 편안함과 향수라는 도구 그리고 공감되는 작품 설명으로 이 책은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책을 읽은 모든 독자들이 각기 다르지만 저마다의 향기의 미술관을, 향기로운 삶의 희망을 갖게 되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는 듯하다.


[23호] 동산서평 - 설득의 심리학

동산서평 2016.10.01 01:00 Posted by 의학도서관

   설득의 심리학

   (원제: Influence : sicence and practice)

 

   저자 : 로버트 치알디니

   역자 : 황혜숙

   출판사: 21세기북스

 

   서평: 황재석교수(소화기내과학교실)

  같은 소화기 내과에서 근무하는 한 분의 소개로 이 책을 처음 접한 후에 이 책은 오랫동안 나의 책상 위에서 천대(?)를 받고 이리저리 나뒹굴었다. 아마 책 제목이 주는 묘한 느낌이라고 할까? 설득의 심리라는 제목이 정직함과 상반되는 의미를 주는 것 같은 막연한 느낌으로 한참을 읽기를 망설이다가 미동 포럼의 의무 방어전이 다가오고 또 이 책의 원제가 “Influence"라는 것을 알고는 조금은 진지하게 책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책을 알려면 먼저 저자를 아는 것이 중요한데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Beno Cialdini)는 애리조나 주립대학 명예교수이며 스탠포드에서는 방문 교수로 일한적이있으며 여러 유명 기업체와 병원 그리고 NATO 등 주요 기업 및 기관을 대상으로 강연하는 유명 강사이다. 애리조나 대학에서는 심리와 마케팅학을 그리고 스탠포드에서는 비즈니스와 심리학을 가르쳤는데 전공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의 심리가 사회 분야 특히 비즈니스와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 1984년 출판 된 이 책은 삼백만부 이상이 판매되었으며 30여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뉴욕 타임지와 포춘지 에서 선정한 비즈니스 관련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매우 흥미로운 동물의 본능적 행동을 통해 전개되는 여러 가지 예를 제시하면서 이러한 행동이 고등 의식을 가진 사람에게도 적용되며 그러한 상황을 설득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전개한다. 즉 사람에게 영향력을 강하게 미치고 설득을 잘 하려면 6가지 원칙이 있는데 첫 번째는 상호성의 원칙(Reciprocation), 두 번째는 일관성의 원칙(Consistency). 세 번째는 사회적 증거의 원칙(Consensus), 네 번째는 호감의 원칙(Friendship Linking). 다섯 번째는 권위의 원칙(Authority) 마지막으로는 희귀성의 원칙(Scarcity)을 설명하고 있다. 각 원칙이 의미하는 바는 아무래도 책을 들어서 직접 읽어보는 것이 정답일 것 같아 여기서는 독자에게 그 몫을 남긴다.

 

   이 책의 특징은 무겁고 지겨울 수 있는 주제를 매우 흥미롭고 간결하게 설명하는데 흔히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내용의 책이 주는 단점인 자기중심적이고 독단적인 내용을 실제 발생한 여러 상황을 예제로 삼아 설명함으로 일단 책을 들면 놓지 않는 묘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더욱 책의 신뢰와 무게를 더하게 하는 것은 인용되는 내용들이 본인이 직접 실험한 내용과 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와 출판된 책을 근거로 하여 이를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어 교직에 있는 사람에게는 체질에(?) 맞고 눈에도 매우 익숙한 점이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장점이라 하겠다.

 

과학으로 풀어보는 음악의 비밀

(원제: How Music Works)

 

    : 존 파웰

    : 장호연

출판사 : 뮤진트리

출판년 : 2012

 

서평: 박원균 교수(의학교육학교실)

 

  이 책은 2010John Powell이 쓴‘How Music Works?’를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뮤진트리(Mujintree)에서 번역판으로 발행한 것으로, 내가 이 책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대학의 교수독서동아리(미동포럼)에서 원래 예정되었던 교수 의 사정으로 갑자기 필자가 대신하여 그 달에 독서할 책 선정과 독후감 발표를 맡게 되었고, 따라서 짧은 시간 내에 어떤 책을 정할까 고심을 하던 때였다. 그 때 마침 학생들의 인성함양을 위한 교양도서가 몇 권 기증되어 왔었는데 그 중 한 권이 내 눈에 띄었다. 이유는 그 책이 음악 장르이면서 얼핏 보기에 표지에 쓰인 음악입문서란 광고문에 평소 음악에 약간의 상식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발표준비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일단 책을 집어 한번 훑어본다는 기분으로 대강대강 읽어보았을 때 의외로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달리 몇 가지 색다른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가 듣는 1개 음이 실제로는 그 음을 기본음으로 하면서 옥타브를 이루는 여러 옥타브 관계의 음들이 조합을 이루어 우리 귀에 들리는 것이라는 점, 현재 우리가 듣는 절대 음들은 20세기에 와서 결정되었다는 점, 또한 이러한 현상이 각 악기(목소리를 포함)의 음색을 특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화음을 이루는 음들은 서로의 주파수끼리의 관계가 단순할수록 어울린다는 점 등 근래에 들어 필자의 음악적 상식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기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인 John Powell(동명이인인 영화제작자와 혼동하지 말 것)은 작곡으로 석사학위,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음악음향학 전문가로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역자인 장호연도 대학에서 미학, 대학원에서 음악학, 뉴케슬대학에서 대중음악(2002)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였고, 2006년부터 음악에 관한 번역을 시작하여 현재 음악과 관련한 최고의 번역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역서로는 <뮤지코필리아>, <뇌의 왈츠>, <에릭 클랩튼>,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 등이 있고, 저서도 <일트 문화와 록 음악>, <오프 더 레코드, 인디 록 파일> 등이 있다.

 

  이 책의 말미에서 역자가 앞으로 10년간 이보다 훌륭한 음악입문서는 나오기 어렵다.”라고 말한 바와 같이 저자는 음악에 대한 기본원리를 물리학과 심리학적 원리로 풀어나가면서 음악에 대한 상식적 수준에서 독자에게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다음과 같은 물음으로 제시하고 있다: 음악과 소음의 차이는 무엇일까? 단조는 무엇이며 왜 슬픈 소리가 날까? 10대의 악기 소리가 1대의 악기 소리보다 겨우 2배밖에 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악기들은 왜 다른 소리가 날까? 모든 서양악기들은 왜 같은 음높이에 맞춰 조율할까? 그리고 왜 하필 이런 음들이 선택되었을까? 화성이란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배웠던 음악적 상식을 넘어서 고전음악(베토벤)에서 대중음악(비틀즈)까지 음악적 원리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이러한 음악 상식을 과학적 원리로 설명함에 있어 의학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많기에 의과대학생이나 의학을 전공하는 독자에게 교양도서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