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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서평

[29호] 책은 도끼다




   책은 도끼다

 


   저자 : 박 웅 현

   출판사: 북하우스

   출판년: 2011



 

   서평: 박준철 교수(산부인과학교실)



  인문학적인 감수성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사람을 향합니다] [혁신을 혁신하다] 등의 광고로 유명한 카피라이터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입니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는 카프카의 글에서 제목을 따왔으며,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경기 창조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과 강독회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으나, 책을 소개하는 책의 특성상 저자의 견해가 다소 의아하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다독보다는 탐독을 좋아한다는 저자는 창의력과 감수성을 일깨워준 책들을 통해, 늘 거기에 있었지만 미처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들에 시선을 주어 하루하루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 행복이며, 행복은 선택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책은 8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40여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1강 시작은 울림이다]에서 판화가 이철수와 이오덕의 글을 통하여 세상을 보는 다른 시선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가난한 머루송이’란 판화에서 “그것 달았어?” “최선이었어요..” “그랬구나.. 몰랐어 미안해” 하는 글은 무심히 넘기는 사물에도 인문학적인 말 걸기를 하고 있으며, 그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집요한 관찰과 예민함으로 기존의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창의적 시선은 [제2강 김훈의 힘]에서 김훈의 아름다운 여러 문장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3강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 들여다 보기]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지, 사랑할 때 어떤 행동을 왜 하는 지, 왜 지쳐가는 지 등에 대해 낱낱이 분해해서 보여줍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행복은 추구의 대상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이며, 행복은 선택이라고 강조합니다.

  [제4강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는 요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고은시인이 소개되어 있고,

  [제5강 햇살의 철학, 지중해의 문학]에서는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 때로는 오직 그 순간에만 온 마음을 기울일 줄 알아야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제6강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니체의 사상과 키치의 세계를 밀란 쿤데라의 글 속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7강 불안과 외로움에서 당신을 지켜주리니, 안나 카레리나]에서는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를 골목골목 세밀하게 표시된 지도처럼 보여주는 톨스토이의 글이 인생의 길을 잃지 않는 등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마지막 [제8강 삶의 속도를 늦추고 바라보다]에서는 여백의 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시야를 열고, 마음을 열라고 합니다. 비가 오는 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면서 짜증을 낼 것이냐, 비를 맞고 싱그럽게 올라오는 은행나무 잎을 보면서 삶의 환희를 느낄 것이냐 입니다. 행복은 선택이라는 저자의 말이 울림으로 남습니다. 더 행복해지고 더 풍요로워지는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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