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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의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MOMA)의 도슨트가 들려주는 명화의 뒷이야기 그리고 그 명화들의 향기
저자 : 노 인 호 출판사: 라고디자인 출판년: 2016
서평: 남기영교수(치과학교실) |
향수 모으기가 취미인 저에게 있어 특정 향으로 날마다 기분을 전환하는 일이 삶의 작은 즐거움이 된지 오래되었다. 오감(五感) 중 향은 가장 개인적인 감각이라 생각되며 사람들은 향으로 각자 지난 아름다운 추억이나 느낌, 또는 사물을 연상하기도 하며 가끔씩 기호 향으로 색다른 나르시시즘(?)을 맛보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향수 매거진을 만들던 사람이 그림과 향수를 연관시켜 쓴 그림 이야기책이다. 작가는 조향 사업을 접고 힘든 시기에 뉴욕 현대미술관내 모네의 ‘수련’ 앞에서 그림에서 향기를 느끼는 미증유한 경험을 하게 된다. 향기를 맡는 것과 그림을 보는 것 연관이 될까 싶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공감이 된다. 이 책은 본 책 1권 그리고 5종류의 미니향수 및 시향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람마다 그 사람이 가진 향기나 체취가 다르듯이 화가들의 작품에는 파란만장한 인생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세계관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그 작품에서 나오는 향기도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의 그윽한 밤의 향기를 맡을 때는 고흐의 광기와 고독을,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관능적인 머스크 향기를 맡을 때는 소녀의 살 내음이 연상되고 숲 속에서 상큼한 과일향을 맡으며 앙리 루소의 ‘꿈’을 감상할 수 있다. 혼합향이라 첫 향과 끝에 남아 있는 향의 느낌도 작품의 색채처럼 다양하며 르누아르의 ‘물랭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서의 환희의 향기는 어떨까 하는 사전 궁금함도 이 책을 읽는 묘미 중 하나이다. “향기의 미술관” 에는 향기로운 그림 다섯 점 외에도 화가 스물두 명의 작품 마흔 점이 더 실려 있다. 저자의 인생경로가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통하여 ‘자존’, ‘고독’, ‘혁신’, ‘본질’, ‘일상’이라는 인생을 아우르는 일종의 keyword들로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향기가 없는 이야기라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누군가의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는 화두가 될 수 있다.
나머지 마흔 점의 그림에서도 어느 날 문득 향이 날지도 또는 느껴질지도 모른다. 저자에게 ‘수련’ 그림이 그랬듯이, 그림에서 주는 편안함과 향수라는 도구 그리고 공감되는 작품 설명으로 이 책은 일반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책을 읽은 모든 독자들이 각기 다르지만 저마다의 향기의 미술관을, 향기로운 삶의 희망을 갖게 되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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