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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서평

[19호] 동산서평 - 메이요 평전

 

 

  메이요 평전

 

 

 

   저   자 : Helen Clapesattle

   역   자 : 강구정

   출판사 : 공존

   출판년 : 2015년

 

서평 : 강구정 교수(간담췌외과학교실)

 

  오늘날 의학과 의료 기술은 급속히 발달하고 있지만 의료 서비스와 환자 만족도는 그에 비례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으나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 산업의 특성상 보다는 에 치우쳐 개별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커지고 실질적인 의료 혜택은 그다지 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빈부 격차에 따른 의료 혜택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수익성이 낮은 진료 분야들의 의료 공백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한 궁극적인 피해는 일반 환자뿐만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잠재적인 환자인 의료인들에게도 돌아가고 있다. 과연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미국의 시사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1990년부터 해마다 미국 내 병원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그 순위를 발표해 왔는데 대개는 존스홉킨스 병원과 메이요 클리닉의 1, 2위 다툼이었다. 2014년에는 공교롭게도 설립 150주년을 맞은 메이요 클리닉이 1위를 차지했는데, 사실 메이요 클리닉은 지난 100여 년 동안 늘 미국 내 최고 수준의 병원이었다. 1910년 이전부터 미국은 물론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서 환자들이 몰려들고 의사들이 배우러 온 일류 병원이었다. 우리나라의 삼성병원이나 백병원 같은 대형 병원들도 메이요 클리닉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수많은 국내 병원들이 메이요 클리닉과 공동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국가나 기관에서 설립한 병원도 아니고 대기업이나 부호가 만든 병원도 아닌데, 미국 중북부의 시골 의사가 차린 개인 진료소가 어떻게 이렇게 훌륭한 병원이 됐고 또 그 수준을 어떻게 꾸준히 지켜올 수 있었을까? 메이요 클리닉을 세운 메이요 가문 의사 삼부자의 삶과 정신을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엮어낸 메이요 평전(The Doctors Mayo)은 이런 의문에 답하면서 의사의 역할과 의료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간암유전자 연구를 위하여 메이요 클리닉에 6개월간 머물면서 어떻게 이 추운 시골도시에 세워진 병원이 세계적인 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서 그 역사를 들춰보고 싶었다. 병원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역사 속에서 급속도로 성장을 이룬 비결은 <Drs. Mayo> 라는 책에 상세히 기술되어 있었다. 마침내 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기로 마음먹고 번역을 시작하였으며 번역을 시작한지 5년 만에 한국어로 출간하게 되었다.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 이 시대에 오래된 이 두꺼운 책을 번역 출판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출판사가 없어서 난처했었다. 그러나 이 시대에 특별한 사명을 가치 있는 책을 내는데 뜻을 둔 <공존> 출판사가 수익계산은 뒤로하고 마침내 번역서를 내기로 결정했다.

 

  이 병원을 일군 3부자의 기본 정신은 <환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관심이다> 라는 슬로건에 배어 있다. 현재의 메이요 클리닉의 운영 시스템에도 메이요 3부자의 초기정신이 고스란히 배어 있. 병원뿐 아니라 어떤 사업이나 기업을 경영하든 이들의 정신을 새겨볼만하다. 이 정신을 실현하는 병원이나 사업 혹은 기업은 성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